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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3일, 서울에서 광화문까지 10km를 달리는 WE RUN SEOUL



출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같이 참가한 일행이 배가 아프다고 해서 화장실에 갔다 왔더니 이미 줄이 빼곡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A, B, C 세 그룹으로 나눠서 출발하는데 A그룹으로 신청한 저는 그룹 맨 뒤에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집인원 3만 명, 불참자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대략 3천 명이라고 하면 참가자는 2만 7천 명. 그것을 셋으로 나누면 9천 명. 제 앞에는 A그룹 약 9천 명이 서 있었습니다.

출발 후 앞을 보니 붉은 물결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 광경을 보며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릅니다.
내가 넘어서야 할 목표가 이렇게 많구나! 저들을 넘어서고 작년 기록을 경신하자.

앞에 달리는 사람 중 저와 속도가 비슷한 한 명을 목표로 해서 뒤따라 가다가 앞지르면 또 다른 목표를 선정합니다. 그런 식으로 계속 앞질러 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48분 20초의 기록으로 작년 기록을 5초 경신하고 307위를 했습니다.


아마도 8천 명 이상을 앞지른 것 같습니다.
제가 A그룹 선두에 섰으면 사람들을 앞지르기 위해 지그재그로 뛰지 않았어도 됐겠지만, 기록이 더 좋았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앞지를 목표가 그만큼 없었을 테니까요.

앞지를 수 있는 목표가 있다는 건 참 좋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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