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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람님의 블로그 ★ 람람의 천일야화밑줄긋기에서 짤막한 서평을 보고 읽게 되었다. 주로 학교에 오가는 시간 전철 안에서 읽었는데 20편의 이야기가 10~15페이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학교에 오가면 읽기에 딱 알맞는 분량인것 같다.

저자인 정재승은 경기과학고와 카이스트(KAIST), 예일대학교를 거쳐서 현재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연구교수로 있는 물리학자이다. 과학 콘서트는 겉으로는 무질서하고 아무런 규칙도 없는것 같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물리학자의 눈으로 명쾌하게 풀어낸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아인슈타인의 뇌 - 과학이라는 이름의 상식, 혹은 거짓말

중국의 만리장성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주에서 보이는 인공건축물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달은 날씨에 상관없이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과학 상식으로 꼽히는 이야기로 인간은 죽을 때까지 자신의 뇌의 10%도 채 사용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다. 이인슈타인도 자신의 뇌의 15%정도밖에 못 썼다고 한다. 이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fMRI(기능형 핵자기공명영상)와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했던 샌드라 위틀슨Sandra Witelson박사의 연구, 신경과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인슈타인은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평생 자신의 뇌를 한껏 사용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http://www.fhs.mcmaster.ca/psychiatryneuroscience/faculty/witelson
아인슈타인의 뇌를 연구한 샌드라 위틀슨 교수의 홈페이지


잭슨 폴록 - 캔버스에서 카오스를 발견한 현대 미술가

'미술계의 제임스 딘'으로 일컬어지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1912~1956)은 캔버스에 물감을 뿌리고 흘리고 붓는, '이른바 드리핑 기법(Dripping Painting)'으로 작품을 만들었던 미술가이다. 붓도 쓰지 않고 물감통에 구멍을 뚫어 물감을 흘려 그린 그림은 대중적 관심과 인기를 받았고 동시에 비평가들로부터는 환대받지 못했다.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리차드 테일러Richard Taylor 박사와는 폴록의 그림을 '카오스적인 패턴'인지 계산해보기로 하고 '프랙탈적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무질서하게 보이는 그의 그림은 프랙탈에 의해 그려진 것이었다. 혼돈 속에 자연의 리듬을 담아냈던 것이다.

http://www.artcyclopedia.com/artists/pollock_jackson.html
잭슨 폴록에 관한 웹 페이지들을 정리해 놓은 사이트
http://www.kaliweb.com/jacksonpollock/
잭슨 폴록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사이트
http://www.phys.unsw.edu.au/STAFF/RESEARCH/taylor.html
잭슨 폴록과 프랙탈에 대해 연구했던 리차드 테일러의 홈페이지


브라질 땅콩 효과 - 모래더미에서 발견한 과학

여러 크기를 갖는 알갱이들을 한데 놓고 뒤흔들면 입자가 큰 알갱이는 위로 올라가고 작은 알갱이는 아래쪽으로 내려간다. 물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브라질 땅콩 효과(Brazil-nut effect)' 라고 부른다. 모래의 특성은 겉은 액체의 성질을, 내부는 고체의 성질을 갖는다. 이 작은 모래 알갱이들의 운동이 모래나 곡물의 연구, 지진이 발생하는 원인, 흙더미의 붕괴, 크기가 다른 입자들의 혼합 과정, 타입Ⅱ 초전도체의 자기선 운동, 우주 성운의 형성 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갱이들의 운동을 분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모래 알갱이에 대한 물리학자들의 연구는 과학자들에게 세상을 새롭게 보는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

http://www.sandyfeet.com/index.html
http://www.unlitter.com/
샌디 피트(winner of the World Championship Sand Sculpture Competition 96')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 정교하고 아름답게 축조된 다양한 모래성들을 볼 수 있다.
http://www.nd.edu/~granular/
http://www.granular.com/
http://www.cco.caltech.edu/~granflow/homepage.html
알갱이들의 운동에 관한 설명과 자료, 동영상


소음 공명 - 소음이 있어야 소리가 들린다

소음은 사람들이 싫어하지만 세상에 꼭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소음 공명(Stochastic Resonance)' 현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바닷가재가 물의 흐름을 통해 천적 물고기의 접근을 알아채는 데 소음 공명 현상을 통해 이를 감지한다. 바닷물의 움직임이 너무 조용하면 감각 세포가 반응하지 않지만 물의 요동이 적당히 있으면 포식자의 약간의 신호가 소음을 통해 역치 값 위로 올라가 반응하게 되는것이다. 빙하기의 발생원인, 인간 뇌의 신경전달 과정에 이 소음 공명 현상을 통한 접근이 시도된바 있다. 소음 공명 현상에 대한 연구는 특히 의학적인 응용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보스톤 대학교 의용공학과 제임스 콜린즈James J. Collins 교수는 소음 공명 현상을 응용해 의치로 음식물을 씹는 느낌을 지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된적이 있고 현재 중풍이나 당뇨병 환자가 걷거나 사물을 인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열중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도 소음으로 시달리고 있지만, 그 덕분에 (인간을 포함해서) 자연은 지금의 모습으로 정교하게 돌아가게 되었던 것이다. 세상은 늘 시끄럽지만 세상이 시끄러운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http://www.umbrars.com/sr/
소음 공명 현상에 대한 논문 소개
http://cbd.bu.edu/
제임스 콜린즈 교수의 실험실 홈페이지


통계학, 프랙탈, 카오스, 비선형 함수 등 수학과 과학을 비롯한 과학에서 몰랐던 것을 많이 배웠다. 언뜻 들으면 투통이 생길것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들이지만, 이 책에서는 알아듣기 쉬운 말투를 사용했고 다양한 사례들을 인용해서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재미까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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