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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이런걸좋아해-2005/08/01

김미선



결국엔 몬테카를로의 오래된 서커스단에서 태어난 나는
높은 그네를 타고 노래를 부르며
밤에는 코끼리에게 몰래 바나나를 주면서 기뻐하고
모나코 왕가가 서커스를 구경 와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 만큼
행복하게
그렇게
살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정말 작은 실수로 높은 그네에서 떨어져
다시는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될 지도 모르지만
그럴 리가 없자나요.

하지만



나는 실제로 높은 그네에서 떨어져
다시는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되었고
밤이 되어 코끼리를 보러 나가려면
땀을 비오듯 흘리며 몸을 휠체어로 옮겨 실어야 했고
새해 마다 찾아오는 모나코왕가를 볼 때면
모든 걸 가진 그들이 막 미워졌습니다.
그렇게
고개를 들어 별을 볼 수 없어 눈물을 흘리고 있을 때
어쩌면 누군가가 나타나 별을 따서 손에다 쥐어주고
다음 날이면 다시 걸을 수 있게 해줄 지도 모르지만
그럴 리가 없자나요.



하지만

















tip하지만이고나발이고
인생너무힘들어서못해먹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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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랬만에 블로그코리아에 갔다가 발견한 재미있는 글입니다.
이 작가의 글은 분위기가 독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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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랑사겨요', '나는몇살일까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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