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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일본 도교와 하코네를 여행했습니다. 일본에는 3번째 방문이었지만, 예전 두 번은 회사 워크샵에 따라갔던 것이라 제가 직접 계획하고 안내 없이 혼자 가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첫날 인천공항에서 낮 12시 15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서 일본에 2시 30분쯤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에서 바로 옆 자리에 제 이모뻘 되시는 굉장히 친절한 한국인 누님이 타고 계셨는데, 일본에 도착해서 회전 초밥도 얻어먹고 아키하바라까지 안내를 받는 등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지금도 가끔 메일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밤늦게 하코네에 가게 되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신주쿠에서 하코네에 가는 편리한 이동수단인 로망스카를 타지 못하고 지하철인 마루노우치선과 오다큐선으로 하코네 유모토까지 이동했습니다. 자리가 날 때까지 만원 지하철을 타고 한참 동안 가느라 힘들었습니다.
밤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던 오다큐선 지하철
밤 11가 넘어서 도착한 하코네 유모토에서 택시를 타고 예약해놓은 토노자와 QS(塔の沢 キャトルセゾン - Quatre Saisons:[프랑스어]사계)에 도착했습니다.
방에서 내려다 본 하야카와 강
토노자와 QS는 하코네 이치노유 그룹에 속한 료칸입니다. 하코네 이치노유 그룹은 하코네에 8개의 료칸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존의 료칸과 달리 방으로 가져다주는 식사 등의 값비싼 서비스를 줄이고 이용료를 대폭 할인해서 운영하는 료칸 체인입다.
제일 유명한 이치노유 혼칸은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될정도로 인기있는 료칸이고, 이번에 이용했던 토노자와 QS는 이치노유 혼칸에서 걸어서 1~2분 거리에 있습니다. 토노자와 QS 이용객은 이치노유 혼칸의 온천을 이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가봤습니다. 이용료는 고급 료칸에 비하면 상당히 저렴하지만, 말이 료칸이지 사실 보통 모텔에 작은 욕실이 붙어있다고 보면 됩니다.
객실은 하야카와 강이 보이는 강쪽 객실과 산쪽 객실을 선택할 수 있어서 강이 보이는 방을 선택했는데, 실제로 보니 홈페이지에 있던 방보다 초라해 보였습니다.
30일 하코네의 유명한 온천 테마파크인 유넷산(ユネッサン)에 갔습니다. 유넷산은 하코네에 있는 온천 테마파크로, 우리나라의 아산 스파캐슬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았습니다.
유넷산은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는 유넷산과 삼림 노천인 모리노유의 2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모리노유라는 이름대로 산과 나무, 파란 하늘 아래서 온천을 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코네 프리패스, B&B펜션 숙박, 홈페이지 쿠폰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코네에서 비싼 료칸을 이용하지 않고 유넷산에 들를 생각이면 B&B펜션에 숙박하는 걸 추천합니다. 온천이 딸려있지 않은 대신 숙박료가 상당히 저렴하고 유넷산 할인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넷산에서 온천을 하고 오후 늦게 다시 도쿄로 출발했습니다. 돌아올 때에는 특급열차인 로망스카를 탔습니다. 갈 때는 너무 늦어서 지하철에서 서서 가고 갈아타느라 고생했는데 올 때는 로망스카 덕분에 편하게 왔습니다.
로망스카
하코네에서 1박 2일 이상의 일정으로 이곳저곳 둘러볼 계획이라면 하코네 프리패스를 사는게 좋습니다. 하코네에는 버스, 등산 게전차, 로프웨이, 케이블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는데, 프리패스가 있으면 대부분 교통수단을 2일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신주쿠 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식당이 우리나라의 틈새라면처럼 아주 작은 공간에 있었습니다. 특이한 건 직접 주문을 하는 게 아니라, 메뉴를 보고 작은 자판기에서 식권을 뽑아서 전해주면 주문이 들어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메뉴 |
내가 먹은 회덮밥 |
일본은 음식이 비싼데 여기는 매우 저렴하고 맛도 무난했습니다.
밥을 먹고 숙소인 가야바초 펄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가야바초는 도쿄, 긴자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곳 호텔은 교통이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편이라 한국인이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체크인을 하고 시간이 남아서 오테마치로 산책을 하러 갔습니다.
오테마치에는 관공서와 언론, 통신 관련된 기관이 있어서인지 높은 건물이 많았습니다. 일본 천황이 산다는 황거 입구에 갔다가 닫혀 있어서 바로 옆에 있는 큰 공원을 따라 한참 걸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도쿄타워
어느새 마지막 날인 31일이 되었습니다. 오늘 일정은 오다이바입니다. 오다이바는 도쿄 남쪽의 인공섬에 있는 거대한 관광지입니다.
오다이바에 가는 교통편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무인 모노레일인 유리카모메(ゆりかもめ)입니다.
무인 모노레일 유리카모메
오다이바를 둘러볼 생각으로 1일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프리패스를 샀는데 시간이 없어서 2번밖에 못썼습니다.
오다이바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과 레인보우 브릿지를 보고 대형 쇼핑몰인 아쿠아 시티를 둘러봤습니다.
아쿠아시티, 후지테레비 본사
오다이바에는 이외에도 많은 볼리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 본 게 아쉬울 뿐입니다. 다음에 다시 일본에 오게 되면 넉넉한 일정으로 천천히 둘러볼 생각입니다.
귀국할 때는 시간이 없어서 공항까지 특급열차인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탔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천엔 정도에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30분을 아끼려고 3천 엔이나 하는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리타 익스프레스 |
황혼 |
공항에 가는 길이 마침 해질 시간이라 멋진 황혼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심란해지더군요.
이번 여행은 2박 3일이라는 짧은 일정에 비해 많은 곳을 돌아다녔지만, 너무 무리한 일정을 잡아서 깊이 있는 여행을 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을 통해 일본어 공부에 대한 의지가 다시 생겼습니다. 몇 번이나 다짐만 하다가 실행하지는 못했던 일본어 공부를 이번에는 열심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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