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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Daily Life

행복

잎푸른 2010. 10. 16. 22:20
올해 초에 여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심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습니다. 하루가 일 년 같았고 밤에 잠도 잘 못 잤습니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내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시작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몸이 건강해지자 마음도 같이 건강해진 것이죠. 운동은 이제 제 삶의 일부분이 되었습니다. 월·수·금요일은 복근 수업을 듣고 트레이너가 짜준 근력 프로그램을 합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요가를 배우고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이렇게 땀을 흘리며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할 때 뻐근한 느낌이 좋습니다. 거울 속의 변화된 제 모습이 좋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운동을 했습니다.

주말에는 자전거로 한강을 달립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는 땀방울은 바람이 시원하게 말려주고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넘실거리는 한강과 아름다운 풍경이 시야를 스쳐 갑니다. 바람을 가르며 나아가면 속이 후련하고 무한한 자유를 느낍니다.

달리기도 합니다. 다음 주에는 WE RUN SEOUL 10K에서 한바탕 달리겠네요. 지난주에 회사에서 열린 임직원 건강달리기에서 연습삼아 달린 결과 만족할 만한 체력이 갖춰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등산도 합니다. 최근에는 관악산과 북한산 둘레길에 다녀왔고 내일은 청계산에 오릅니다. 2주 뒤에는 친구와 함께 지리산 종주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대피소 예약에 성공해서 이제 몇 가지 장비만 갖추면 됩니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실컷 구경할 생각을 하니 벌써 설렙니다.

돌아보니 가장 많은 운동을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올해처럼 운동을 많이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되도록 이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싶습니다. 운동을 하다 보니 안경이 불편해서 라섹 수술도 했습니다. 이제는 옷을 갈아입을 때 안경을 벗지 않아도 되고, 요가를 할 때 안경이 흘러내릴 일도 없습니다. 너무 편합니다. ^^


운동만 한 것은 아닙니다. 문무를 겸비해야죠. ㅋ
통기타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오래전부터 배워보고 싶었는데 늘 망설이다가 마침내 등록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배우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고 손가락도 아프고 기초 연습은 지루하지만, 꾸준히 해보고 싶습니다.

다시 시작한 주식투자도 잘 돼서 손실을 만회했습니다. 지금의 상승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여자친구 안 생기는 취미만 하는 게 아니냐고 합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지금 생활이 행복하고 만족스럽지만 종종 외로울 때가 있습니다. 이런 외로움은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기/동료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이죠. 그렇지만 조바심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때 되면 생기겠죠.

올해처럼 좋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일상이 행복합니다. 물론 이렇게 많은 여가를 즐기게 된 데에는 회사 업무가 많지 않았다는 부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내년도 올해만 같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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